책소개

내가 태어난 고향은 경북 영천군 화산면 당지동으로 산골 마을이다. 내가 기차를 처음 타본 것도 다섯 살때 어머니를 따라 외가에 갈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도 6.25사변 때문에 늦게 입학하였고 그나마 교실도 부족하여 1학년 때는 거의 밖에서 수업을 받았을 정도였다. 6학년 때에 우리 반 담임으로 박순교 선생님이 계셨는데 이분께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그분은 매일 아침 조회시간에 격언이나 명언을 우리들에게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아직은 어린 우리들에게 톨스토이와 파스테르나크의 작품들을 이야기해주셨다. 내가 문단의 말석을 차지하게 된 것은 박순교 선생님의 영향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중학교 1학년의 봄에 나는 엄청난 슬픔을 겪어야 했다. 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신 것이다.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어머니 생각만 하면 나는 언제 어디서나 눈물이 난다.


1967년 육군에 입대하여 사단 의무중대 위생병으로 복무하고 1970년에 병장으로 전역했다. 그때의 군복무 경험을 살려 단편 「침묵의 소리」를 썼다.

제대 후 뒤늦게 1971년에 고려대에 입학했다. 1970년대도 역시 데모가 심했었다. 위수령이 발동되고 군이 고려대에 진입하고 휴교령이 내렸다. 그 어둡던 시대의 일들은 단편「알바트로스의 날개」에 스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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