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겨울이 왔다 첫눈도 없이

동굴을 찾아 산 속을 헤맸다

바짝 마른 가시덤불이 맨발을 찌르고

들쥐들이 떼지어 뒤를 따랐다

깊숙한 목젖을 떨며 숲이 울자

한 놈이 재빠르게 어깨 위로 기어올랐다

따스했다

다른 놈을 집어 들어 가슴에 안았다

잿빛털이 보드라왔다

상수리나무 밑을 지나다

열매를 밟고 미끄러졌다

돌부리에 채어 피가 흐르자

들쥐들이 달려와 핥아주었다

아픔이 가시며 시원했다

일어나 다시 걸었다

산자락을 휘감고, 노을이, 불탔다

눈을 감았다

저자소개

목차

집 찾기
우기
악녀 일기
술과 밤
삼각형, 일생
분열법
겨울섬
다시 봄날에
길들기, 맞서지 않기
등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