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효석의 작품 세계는 두 가지 경향으로 대별된다. 우선 동반자적 경향으로 계급 문학을 옹호하는 성격의 작품을 발표했다.
이러한 초기 소설의 사회적인 관심과 현실에 대한 비판 때문에 그는 카프 진영으로부터 이른바 동반자작가라 불리게 되었다.
이효석의 동반자적 작품들은 계급 문학에서 표방하는 사상보다는 주로 러시아라는 異國에 대한 동경, 즉 이국 취향이 나타나 있다.
계급 문학이 위축되는 시기에 이효석의 작품 세계도 변모한다. 즉 낭만주의적 자연 친화의 세계로 변화한다. 1932년경부터 효석은 초기의 경향문학적 요소를 탈피하고 그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는 순수문학을 추구하게 된다.
그리하여 향토적, 성적 모티브를 중심으로 한 특이한 작품 세계를 시적 문체로 승화시킨 소설을 잇달아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박물관은 문 닫친 뒤여서 뒤꼍 사택에 돌아가 보니, 여느때 없이 고미술애호회의 후꾸다 영감도 마침 와 있었다.
욱이 기와를 보이자 호리 관장은 대충 검토해 본 다음 훌륭한걸 가져오셨구려, 틀림 없는 고구려시대의 유물이요, 기념으로 박물관에 두고 가시면 어떠냐고 웃는 얼굴로 말끝을 흐리고 일어서면서,
후꾸다 옹두 오시고 했으니 우리 같이 산보나 나갈까요?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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