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랑은 눈물을 잉태한다.



열렬한 사랑일수록 눈물의 순도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스물 네 살의 나이에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영원히 떠나야 하는 여자.



사랑하는 여자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남자.



우리는 그들의 눈물 겨운 사랑을 읽으면서 감동에 젖을 수밖에 없다.











▣ 맛 보 기







제1장 청춘의 잔치는 끝이 났다.









1











그해 겨울, 은경(恩京)은 의사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다.



의사에게서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은경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하는 생각과 함께 자신의 나이가 터무니없이 젊은 스물 네 살이라는 생각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의사가 한껏 위로하는 말로 누구나 한 번은 죽습니다. 가치 있는 삶이란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니지 않습니까...? 했을 때도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고 웃으며 맞장구까지 칠 수 있었다.



물론 그 웃음은 억지로 떠오른 쓴웃음이었다.



혹시 오진이 아닐까요?



잠시 후, 은경은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놀랄 정도로 침착한 목소리였다.



이상하게 떨리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았다. 다만 가슴이 철렁했을 뿐이었다.



오진이 아닙니다.



의사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의사의 말이 바늘끝처럼 날카롭게 가슴을 찔러왔다. 가슴이 뜨끔거렸다. 속으로는 오진이기를 바랐으나 그 희망마저 사라진 것이다.



´난 너무나 재수가 없어.´



은경은 점점 얼굴이 하얗게 변해 갔다.



문득 머릿속으로 시한부 생명을 다룬 영화의 슬픈 장면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 뒤에는 의사와 무슨 얘기를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내가 6개월에서 1년밖에 못 산다구요?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어요? 왜 하필이면 내가 죽어야 해요? 이건 분명히 오진일 거야!



마음 속으로나마 그렇게 울부짖을 수 있었던 것은 병원을 나와서 한참을 무작정 걷다가 종묘의 호젓한 숲에 들어가서 밴취에 앉았을 때였다.



누구에게 이 이야기를 알려야 할까.



남편? 엄마? 정감독?



엄마 나 죽는대! 이제 여섯 달에서 1년밖에 못산대.



엄마는 분명히 통곡을 할 것이다.



오빠 나 말이야, 이제 6개월에서 1년밖에 못 살거든. 나 죽은 뒤에 새 장가 가라.



남편 승원(承元)은 나를 와락 껴안아 줄 것이다.



감독님, 저 더 이상 필드에서 못 뛰겠어요. 저요, 6개월에서 1년밖에 못 산대요.



인상이 사나워서 불독이라고 불리는 정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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