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달은 도둑놈이다

달은 도둑놈이다

저자
박일문
출판사
바로북
출판일
2005-12-26
등록일
2005-12-2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506 Bytes
공급사
바로북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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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 보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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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약 0

책소개

즐겁게 살고 싶다는 욕망은 나에게 문학을 하게 했고 좀더 진지하게 살고 싶다는 욕망은 문학을 멀리하게 했다. 그것은 문학이 개인의 수양과도 무관하고 타자에 대한 배려와도 무관하다는 뜻이다.



생활에 얽매이는 실존 때문에 문학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점이 때로 답답했다. 한순간 현실의 고단함에 눈을 감아버리면 문학하는 일은 자못 풍요로운 일이지만 현실에 눈을 뜨면 문학 하는 일처럼 미래가 불안하고 이기적인 일도 없었다.



한 시절은 세상이 잘 되려면 시스템이 좋아야 한다는 판단에 그 개선에 노력해 보았다. 또 그 부정 끝에서 결국 모든 것은 인간의 문제다 싶어 인간이란 무엇인가란 화두를 들고 공문에 들어가 불학을 했다.



거칠게나마 서구의 사회과학을 학습하다가 양재혁 선생을 통해서 모택동과 노장을 접했고, 노장을 통해 흡수한 불학은 공문에서 동서양 사상의 만남의 방식을 제공케 하였다.



고운사 기림사 대흥사를 떠돌다가 화엄사에서 지낸 한 해와 광주 무등산 아래, 문빈정사 골방에서 보낸 봄 여름 가을은 지금도 나에게 신선한 기억으로 남는다. 화엄사에서는 불학 필로로기 수련에만 열중했지만 문빈정사에서는 지선 스님을 통하여 용무생사의 가르침을 배웠다.



[……]



배움은 긴 여정을 통해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전광석화처럼 찰나에 일어나는 것 같다. 그 가르침은 훗날 내가 살아가는 데 행위의 최종 심급 문제로 나를 즐겁게, 혹은 고통스럽게 괴롭히는 시금석이 되었다.



어쨌거나 나는 이십대와 삼십대에 시스템과 개인의 인격 완성이라는 화해할 수 없는 어려운 화두에 매달려 있다가 시정 잡학 구류(九流)의 언저리를 맴도는 문학까지 하게 되었다.



글을 쓰다가 절망을 한다. 절망의 원인은 결국, 문학은 개인의 명예나 생활을 위한 것, 나아가 책을 써서 얼마의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귀결되었지, 같은 시대를 사는 타자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 아닌가 한다.



스무 살의 문제의식에서 지금의 나는 많은 부분 어긋나 있고 그것은 시대의 수용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선 수행과 마찬가지로 문학 역시 초심을 유지한다는 것은 찰나 찰나 각성되어 있지 않으면 참으로 힘든 일인 것 같다.





<b>- 작가 후기 중에서</b>

장편소설『살아남은 자의 슬픔』으로 제16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박일문의 문학 세계를 돋보이게 하는 작품 『달은 도둑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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