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유형지

유형지

저자
프란츠 카프카
출판사
바로북
출판일
2005-12-26
등록일
2005-12-2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60 Bytes
공급사
바로북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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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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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맛보기>















여기 이것은 아주 특별한 고문 기계입니다. 매일 그 고문 기계를 보면서도 교도관은 스스로 감탄에 빠져 입에서 침을 튀기며 여행자에게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여행자는 그 고문 기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진 게 아니라 마침 명령 불복종과 상사에 대한 모욕죄에 대한 처벌이 있으니 한 번 참석해 보라는 소장의 추천을 받고 들러본 것뿐이었다. 사실 그 유형지에서 죄에 대한 처벌은 주요 업무가 아니었다.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불모의 경사지대로 둘러싸인 깊은 모래 계곡 안에는 교도관과 여행자를 제외하고 둘 밖에 없었다. 하나는 머리와 얼굴을 전혀 손질하지 않은 우둔하고 입 큰 죄수였고, 다른 하나는 그 죄수를 끌고 다니는 군인이었다. 죄수의 목과 손목, 발목에 각각 쇠사슬이 채워져 있었고 모든 쇠사슬을 한 곳으로 모아 작은 쇠사슬로 묶어 연결한 다음 그 무거운 쇠사슬 다발을 군인이 들고 다녔다. 죄수의 모습은 어디로 보나 개보다 나을 게 없었다. 주위 경사지대에 아무렇게나 풀어놓고 돌아다니게 하다가 처벌을 받을 시간이 되어 휘파람만 한 번 불면 꼬리를 흔들며 주인에게 달려와서 목을 내놓을 듯이 보였다.



처음엔 여행자가 그 고문 기계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교도관이 시범을 보이기 위해 분주히 준비하는 것을 보며 조금씩 관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 기계는 땅 속으로 조금 묻혀 있었는데 교도관은 아래로 기어 들어가서 뭔가를 손본 다음 다시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가서 윗부분을 점검했다. 그런 일은 실상 교도관이 나설 일이 아니라 기계공에게 맡길 일로 보였지만 그는 직접 신명나게 기계를 손보고 있었다. 교도관 자신이 그 고문 기계에 광적으로 몰두해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었고 그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도 몰랐다



자, 이제 준비 완료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사다리를 타고 내려온 그는 극도로 지쳐서 있는 대로 입을 벌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숙녀용 고운 손수건 두 개가 교도관 제복의 깃 속에 들어 있는 게 보였다.



제복이 이런 열대 지방에서는 너무 두껍지 않습니까? 기계에 대한 질문을 바라고 있던 교도관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여행자가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예, 사실 그렇습니다.



옆에 준비된 물통에 기름 때 묻은 손을 씻으며 그가 대답했다.



하지만 이 제복은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주지요. 이 옷을 입고 늘 고향을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이 기계를 보십시오.



그가 힘차고 능숙하게 손을 수건에 닦으면서 동시에 그 고문 기계를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지금까지 제가 소개해 드린 것들은 어느 정도 사람의 손을 써야만 작동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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