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일색 김태희
이 시대의 진정한 미의 기준이 바뀐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모두가 천하일색 김태희에게 열광하게 될 것이다
‘뚱뚱한 여자’에게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했던 화가 루벤스. 루벤스에게 그가 ‘또 하나의 비너스’라고 찬탄해 마지않던 ‘엘렌 푸르망’이 있었다면, 찰스에겐 세상의 불합리에 언제나 당당히 맞서는 ‘천하일색 김태희’가 있다.
‘그 태희가 웃으면 심장이 저리고 이 태희가 웃으면 똥꼬가 저린다.’
‘그 태희는 여신 이 태희는 뚱신.’
밤늦은 시간 도서관을 나설 때면 대여섯이 벤치에 앉아 있다가 일제히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천. 하. 일. 색. 김. 태. 희!’ (40쪽)
외모를 비하하는 사람들의 거침없는 조롱 속에서도 김태희는 성형으로 자신의 삶을 손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신만의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 대신 그녀는 자신을 성폭행한 계부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닥터 지바고〉 영화 속 라라처럼 그들의 저열함에 정면으로 부딪힌다. 그 당당함의 아우라에 찰스도 김태희의 매력에 넋을 놓게 되는데…….
“천하일색? 그런 거 개나 줘버려!”
무차별적 웃음 공격 뒤에 찾아오는 진한 페이소스……
신데렐라 앞에 계모가 있다면 김태희와 찰스 리의 사랑 앞에는 찰스의 어머니 강유정 대표가 있다. 강유정 대표는 교묘하고 집요한 방식으로 그들의 사랑을 방해한다. 온갖 회유와 협박에도 절대 흔들리지 않던 김태희지만, 결국 강유정 대표가 만들어놓은 계략에 걸려들고 만다. 왜? 찰스를 사랑하니까. 그녀는 찰스를 구하기 위해 그동안 그토록 거부했던 성형수술을 받아들이고 진짜 천하일색으로 거듭난다.
“여러분.”
잠시 광분이 가라앉는다. 난 찬찬히 방청석 남자들을 살핀다.
오로지 미모만 쫓아다니는 바보들. 미모면 다 된다고 믿는 쓰레기들.
“사랑해요.”
난 얼굴에 함박웃음을 담고 천천히 가운뎃손가락을 올린다.
카메라가 정신없이 터진다. 다 끝났다. 시원하다. (269쪽)
김태희는 과연 강유정 대표의 손아귀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 그리고 위기에 빠진 찰스와의 사랑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이렇듯 『천하일색 김태희』에는 성형을 하듯 교묘히 외형을 바꿔가며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는 폭력에 저항하는 작가의 굳은 세계관이 담겨 있다. 전혀 진지하지 않은 방식으로. 아니, 작가 특유의 입담으로 유머러스하게.
2001년 조동선 소설 창작반에서 소설 공부를 시작했다. 90번에 가까운 낙방 끝에 2009년 단편소설 「치즈버거」로 『한국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2012년 『할매가 돌아왔다』, 2013년 『5번 교향곡』(전자책), 2014년 『공부해서 너 가져』를 출간했다. 『할매가 돌아왔다』는 SBS 주말드라마 ‘떴다! 패밀리’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천하일색 김태희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