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하고 나하고
쓰레기 같은 시들 쓰레기통 같은 시집들...... 시屎는 있고 시詩는 없는 이러한 세상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여러모로 참 슬픈 일이다. 돌아보면 대략 천편정도의 시를 쓴 것 같으나 남은 것이 90편정도 너무 많은 편수가 살아남았다. 내 시에 엄격하지 못했음의 반증일 것이다. 자신의 시에 대한 객관화에 나는 아직 미숙한 것일까? 내놓아 부끄럽지 않을 시가 어디 그리 쉽던가 시에 올인 한 생활이었다 해도 시를 써 온 30여해 동안의 결과물로는 너무 과하다. 하여 이렇게 시집을 낸다는 것이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흔히 시도 아닌 것을 시라고 내어놓는 그런 추한 꼴이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책에 실린 내 시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자식을 변변한 무장 없이 전장에 내보내는 부모의 마음이 이러할까? 참으로 참담하다. 그러한데……. 시를 아는 당신은 지금 어디에 계시는지.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졸업. 1995년 월간 현대시 신인상.
표지
판권 페이지
책을 내면서
차례
詩1
詩2
시화詩話 (시라는 이름의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