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00년 동안 우리 정신계를 이끌어온 신화가 깨어진다!!!



글이라는 것만이 자신의 영혼을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오래도록 믿었으나 <아육왕상전>을 통해 문서와 문자와 인간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버리는 최윤석.



사랑했던 여자 최해주의 요청으로 행방불명된 최윤석을 찾아나서게 된 나, 류인범은 그의 행방을 좇다 밀교집단 회좌를 접하게 된다.



회좌는 수천 년의 시공을 뛰어 넘어 현실세계에 모습을 드러낸 <아육왕상전>의 번역본을 교재삼고 있다.



그들은 통음난교를 통해 지상의 역사가 이루어놓은 윤리가치들을 깨부수고 새로운 구원과 절대자유를 추구한다.



마침내 글의 죽음을 통해 새로운 글을 얻게 되는 최윤석과 그를 좇아 밀교 집단 회좌를 경험하면서 역사의 진정성에 대해, 권력의 속성에 대해, 인간의 참혹한 야수성에 대해 성찰의 눈을 뜨게 되는 나, 류인범은 지상에서 해후한다.





<작가후기에서>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책상 위에도 아소카의 석주를 본딴 커다란 목각품을 세워 놓았었다. 하루에 세 번씩 인도에서 가져온 차를 인도인의 방식으로 타 마셨고, 뉴델리 공항에서 사온 전단향을 하염없이 피워댔다.

소설이 완성되기까지 내 방안은 저 비하르주의 파트나와 바라나시에 떠돌던 특이한 인도냄새로 가득 찼었다.

소설을 쓰는 순간 만큼은 소설 이외의 것은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서 나는 줄곧 죽음을 생각했다. 글과 글쓰기에 대해 지금까지 내가 갖고 있던 확신과 태도들이 죽어버리길 바랐다.

한때는 목숨까지 걸고 지키고자 했던 신념들마저 배반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죽음을 통과해 전혀 새로운 개체로 거듭나기를 바랐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을 쓰던 삼백 몇 날은 내 안에 쌓아온 것들을 하루하루 비워가던 나날이기도 했다.



그동안 불교 교단의 전륜성왕으로 추앙받던 아소카왕, 그가 실제로는 선왕이기는 커녕, 미증유의 폭군인데다, 오히려 불교 교단을 교활하고 악랄하게 이간 분열시킨 원흉이었음을 내용으로 하는 <아육왕상전>이 발견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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