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희미한 일상의 의식을 꿰뚫고 화살처럼 와닿는 한 여인의 역정

나는 흐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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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글은 사실 그대와는 상관없이 지나온 나의 짧은 생을 정리하는, 나 자신에 대한 일종의 자기 성찰(省察)이 될지도 모르겠다.



순수했고 맹목적으로 열정적이었고 지금 돌아볼 때 많이 미숙했던, 그래서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는 불투명한 혼돈의 앙금을 남기고 있는 내 음울한 감정의 교통 정리 같은…….



사실 변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는 역시 ´나´로서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지금 새삼스럽게 그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오랜만의 성찰은 참으로 많은 깨달음을 주는구나.



가끔 우리가 보냈던 열정적인 순간들을 기억한다. 시대의 고통과 분노를 뜨겁게 공유하던 많은 장면들을, 지난날의 푸른 멍자국처럼 때때로 아프게 들여다본다.



나는 지금 이 마지막 글로 내게 남아 있는지도 모를 불완전한 혁명의 기운을 말끔히 씻고 싶다. 나의 푸른 젊음을 송두리째 붙잡았던 모든 아름다움과 모든 추악함과 모든 절망에 대한 마지막 뜨거운 이별 의식을 대신할지도 모르겠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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