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전쟁 때 헤어진 어린 자매가 겪는 삶의 질곡과 다시 만나서 겪는 갈등과 애증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분단의 상처를 통해 전쟁이 우리 시대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두 자매의 긴 인생속에서 보여준다.





어느 시대나 그 시대의 절실한 문학적 물음이 있다. 우리 시대의 그것은 소설이란 무엇인가가 아닐 것인가. 이렇게 느끼는 사람에 있어 박완서 소설만큼 뚜렷한 해답이 따로 있을까. 소설의 순종형식이 거기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이란 무엇인가. 기억의 힘을 입어야 가능한 회억의 글쓰기 형식이 그것, 박완서 문학은 <기억에만> 의존하는 소설이다. 기억에 의존할 때 비로소 묘사가 가능한 것이다. ― 金允植(문학평론가·서울대교수)





미디어평

긴 여정을 돌아나온 화해의 열매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책이 있다． 머리채를 잡아당겨 거울 앞으로 데려다 놓는 것 같은 소설． 하나의 묘사， 하나의 토씨가 미세한 핀셋처럼 신경 한올 한올을 집어 내어 이것이 네 멀쩡해 보이는 피부 속에 있는 깊은 흉터이고， 고름이다 하고 말해주는 것만 같은 소설． 박완서의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는 내게 그런 소설이었다．그러므로 그 소설을 읽는 것은 그때 하나의 싸움이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내내 아니야라는 중얼거림을 연발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아니야라는 말을 연발했던 것은 이미 내가 ´그렇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는 이 책을 밤새워 읽고 말았다.



이 글을 처음 집어들었던 1980년대 중반에 대해 사실，여기서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다만, 그때 젊었던 우리들은 공장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거리와 감옥에서 우리의 청춘들을 열망의 곰국냄비에 넣어 통째로 끓여대고 있었다는 것만은 이야기하고 싶다.



생각해보면 그토록 인간에 대한 희망에 들떠 있었던 때가 또 있었을까. 하지만 서두에서부터 이 책은 나의 희망을 산산조각내며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한숟가락의 밥을 덜어내기가 싫어서，한개의 고구마를 빼앗기는 게 아까와서 아무도 모르게 전쟁터에서 동생을 내버린´ 여자의 이야기, 자신들이 가진 아주 작고 허위적인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한 부류의 인간들이 가여운 한 여동생을 짓밟는 이야기.



분단은 이데올로기로 시작되어 전쟁으로 자리잡으며 우리 마음 속의 이기심으로 공고화된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니 편한 말로 ´조상 탓´도 못했던 것이다. 좋은 예술작품이면 그것이 영화든 소설이든 혹은 그림이든 언제나 그것을 다 감상하고 난 후 우리를 침묵하게 한다. 그것은 새삼 자신의 삶과 역사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비일상으로 우리를 끌고 들어가 패대기

저자소개

목차

1. 한 옛날에

2. 숨바꼭질

3. 明暗 

4. 응달

5. 양달

6. 미리 온 아이

7. 안개 속의 집

8. 부드러운 겨울

작가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