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맛보기>



















나는 네가 원하고 있는 것을 다 알 수가 있단 말이에요.



엘리자베스는 깜짝 놀라서 사회학 교과서로부터 얼굴을 들었다.



그린색의 육군식 작업복을 입은, 그다지 산뜻해 보이지 않는 젊은이가 서 있었다.



그녀는 마치 예전에 어디선가 만난 듯한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사실 처음 만났음에도 전에 한 번쯤 만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기억 착오에 가까운 기분이었다. 그런 기분은 곧 사라졌다. 젊은이의 키는 거의 자신과 비슷할 정도로 깡마르고 근육질적인 타입이었다. 별로 몸을 움직이고 있는 것도 아닌데 피부 안쪽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근육이 경련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머리는 검고 곱슬머리였다. 도수가 높은 플라스틱테의 안경을 끼고 있기 때문에 검은 기가 도는 갈색의 눈이 더 커 보인다. 틀림없이 전에 만난 일은 없을 것이라고 엘리자베스는 생각했다.



알고 있다고요? 그녀가 말했다. 어떻게……?



지금 원하고 있는 것은 두 개가 겹친 딸기 아이스크림콘이죠, 어때요, 맞았죠?



그녀는 정직하게 말해서, 깜짝 놀라 마치 무엇인가 눈부신 것을 보고 있는 것처럼 상대방의 얼굴을 보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선 분명히, 한숨 쉬고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학생회관 3층의 서고에 있는 개인 열람실에 앉아서 최종 시험의 공부를 하고 있었다.



아직도 기가 막힐 정도의 많은 양을 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맞았죠? 젊은이는 다시 한 번 되풀이하고 생끗 웃었다. 그러자 그 얼굴이 너무 진지해 미워 보이던 표정에서 기묘할 정도로 매력적인 것으로 바뀌어졌다. ´귀엽다´는 말이 엘리자베스의 마음에 떠올랐다. 이것은 남자를 표현할 때 칭찬의 말은 아니지만, 이 젊은이에 한해서는 생끗 웃었을 때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엘리자베스는 어쩔 수 없이 미소를 보이고 말았다. 일생 동안에 가장 바쁘고 최악의 시기를 골라서 자기 자신을 팔아보려는 이런 이상한 남자를 쫓아다니는 데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싫었다. 어쨌든 이제부터 {사회학서론} 16장을 다 읽어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난 괜찮아요.



맙소사. 더 이상 열심히 구겨 넣으면 머리가 아파질 겁니다.



벌써 두 시간이나 쉬지도 않고 하고 있잖아요.



어떻게 그런 걸 다 알아요?



죽 당신을 보고 있었으니까요. 젊은이는 곧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장난꾸러기 같은 웃는 얼굴도 그녀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정말로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래요. 제발 그런 짓 그만둬요. 엘리자베스는 자기 기분 이상으로 날카롭게 잘라 말했다. 나, 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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